아들이 예비 5학년이에요.
어릴 때부터도 예민하고, 키우기 쉬웠던 아이는 아니었어요.
요즘은 짜증내고, 화내는 강도나 빈도가 너무 많아졌고, 저도 욱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지요.
화를 안 내려고 노력은 하는데, 결국엔 저까지 화를 내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니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유튜브에 '아들 tv'를 자주 봤어요.
관련 육아서를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딱 도서관에서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라는 책을 발견한 거 있죠?
오은영 박사님이 쓰신 책인데 딱 저희 집에 알맞은 제목이라 가져와서 읽어봤네요.
욱은 육아를 망친다.
1. 욱은 아이의 감정 발달을 방해해요.
감정 발달은 후천적이고, 보통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학습되는데, 부모가 감정 발달이 잘 되지 못해 감정 조절에 미숙하다면, 아이 또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돼요.
2. 욱은 부모 자녀 관계를 망쳐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표현하는 욱은 관계의 포기, 단절, 파괴를 가져올 때가 많아요.
욱하는 부모들은 "네가 너무 말을 안 들으니까 그렇지." "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라고 말해요.
하지만 부모의 욱 때문에 성인이 되면 연락을 끊고 지내는 사람들도 많아요.
딱 한 번 욱했다고 그렇게 되지는 않지만, 부모가 끊임없이 별것 아닌 일에 화내고 욱하면, 아이는 자신의 잘못에 비해 반응이 심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어떤 결정적인 일이 발생하고 섭섭한 마음이 생기면 그다음부터는 부모를 안 보고 싶어 하죠.
겉으로는 관계를 끊은 것처럼 보여도 내면에서는 그 자체가 어마어마한 고통이에요.
3. 욱은 아이의 문제 해결 능력을 떨어뜨려요.
세상을 살다 보면 다른 사람과 부딪힐 일이 생겨요.
이때 욱하는 것으로 상황과 대화를 이끌어 가는 건 가장 극단적인 방법인데, 상대방이 나를 가해했다고 생각하거나 상대방을 적으로 판단하면 욱하게 돼요.
아이에게 욱할 때도 그 순간만은 아이가 나를 괴롭힌다고 판단하는 것이에요.
욱은 맹수가 적을 만나면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동물적인 본능에 충실한 대처예요.
이 동물적인 대처를 아이가 답습해요.
아이들은 욱하는 모습을 다 지켜보고 있거든요.
내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위험한 일 앞에서는 욱하고 싸워야 하지만, 사소한 일,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 굳이 따지지 않아도 되는 일에도 부모가 시시비비를 가리려고 들면 아이는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요.
4.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기다림과 존중이에요.
아이를 나와 다른 인격체로 존중해 줘야 해요.
아이의 발달을 지켜볼 때도 기다려야 하고, 아이를 가르칠 때도 기다려야 해요.
중간에 간섭하지 않고 채근하지 않고 기다려 주는 것만 잘해도 아이는 잘 자라요.
잘 기다려 주려면 아이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해요.
아이는 아주 천천히 배우고, 여러 번 가르쳐 준 후 그것을 뇌에서 처리하기까지 기다려 주어야 해요.
부모들은 잘못한 것을 가르치기 위해 소리쳤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누군가 소리를 꽥 지르면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얼어 버려요. 그런 상태론 유연하게 행동할 수도 없고, 스스로 생각해서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배울 것은 배우지도 못 하게 돼요.
결국 욱은 아이에게 아무것도 가르칠 수 없어요.
우리가 욱하는 이유
1. 우리가 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부모와의 문제'인 경우가 많아요.
원부모로부터 오랫동안 배운 부분들이요.
의존 욕구라는 것은 아이가 부모에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인정하고 보호받고 싶어하는 욕구예요. 아이는 부모에게서 "그래. 그렇게 느낄 수 있었겠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해요. 정서적 인정을 받고 싶은 것이지요. 어리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는 실수에 대해서 "아이니까 못하는 것은 당연해.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해요. 미숙함을 수용받고 싶은 욕구예요. 화가 났을 때 부모에게서 위로받고 싶고, 기대고 싶을 때 자신을 허락해 주었으면 좋겠고,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한다고 표현해 주었으면 좋겠는 것, 이것이 의존 욕구예요.
어린 시절, 의존 욕구가 해결되지 않고 결핍한 채 남아 있으면, 이것은 성인이 되어도 절대로 없어지지 않아요. 평생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대상과의 관계에서 끊임없이 이 욕구를 채우려고 들고, 심지어 아이와의 관계에서마저도 끊임없이 무리한 기준을 세우고 요구해요. 사실 그것은 부모로부터 받았어야 하는데, 그것을 아이한테 요구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끊임없이 욱하고 짜증을 부려요.
심각한 것은 의존 욕구가 해결되지 않은 사람은 섭섭한 것도 분노로 느껴요.
2. 왜 나는 유독 내아이에게 욱하는가?
어린 시절 원부모와 문제가 컸어도 사회생활에서 그런 상처가 드러나지 않게 원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나 아이 아파앞에서는 욱하는 경우가 많아요.
꽁꽁 싸매 둔 문제는 가족만이 건드리며, 아이에 대한 지나친 자만심 때문이에요. 내가 욱해도 내 아이가 나를 이해해 줄 거라고 자만하는 것이지요. 또 다른 이유는 아이가 사랑하는 약자이기 때문이며, 아이가 만만하기 때문이에요.
못 참는 아이 대하는 법
1. 아이는 왜 조금도 참지 못할까?
아이가 원래 예민한 경우
아이가 성격이 급한 경우
→ 일상적인 것은 겪게 하며, 불편함이 낮아진 상태에서 계속 시도해 보는 게 좋아요.
문제 상황에서도 가만히 내버려 두면 아이는 그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배우지 못 해요.
부모가 참는 것을 가르치지 않는 경우
→ "기다려"라고 말하고 기다려 주라
아이의 말에 우선 반응은 해주고 지침을 준다.
"수납장 위에 블록 상자 꺼내 달라는 거지? 알았어. 조금만 있으면 동생이 다 먹을 것 같으니(수유) 다 먹고 나면 바로 꺼내 줄게. 지금은 동생을 내려놓을 수가 없어. 기다려."
부모가 기다리라고 하면서 아이를 혼내거나 협박하는 등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계속하면 아이는 참고 기다리는 것을 배울 수 없어요.
부모가 무섭게 대하면 아이는 순간 조용해지지만 사실 아이는 살기 위해서 그러는 척뿐이에요.
2. 마음대로만 하려고 할 때
아이가 부모 말을 듣지 않을 때 부모들은 욱해요.
아이가 내 말을 잘 듣기 바라는 근본적인 이유는 나와 아이를 분리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이유는 아이 또한 동물적인 본능이 있고,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구속되어 싶어 하지 않는 본능이 있어요. 그런데 인간에게는 독립하고 싶은 욕구와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해요.
이때 부모가 해야 할 일은 균형이에요.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기본적으로 아이는 나와 다른 개체이며 생각이 다르고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아이가 균형 잡힌 성장을 할 수 있어요.
→필요한 것은 분명한 제한과 한계 설정
일관성을 가지고 제한할 것은 분명히 가르쳐 줘야 하며 제한이 너무 많으면 안 돼요. 놔줄 것은 확실히 놔줘야 합니다.
정해진 귀가 시간이 9시라고 하면, 대략 9시쯤에 아이가 들어오면 이해해 줘야 해요.
5시까지 오라고 했는데 10시에 들어온 것은 문제로 아이와 왜 늦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봐야 해요.
"오늘은 버스가 늦게 왔어요."라고 한다면 "그랬구나, 다음부터는 버스 기다리는 시간을 감안해."라고 가르치면 돼요.
3.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
→ 충분히 공감해 주고 '안 되는 거야."라고 말해 줘요.
이유를 물어봐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했다면 기분 나빴겠네. 그런데 그럴 때 친구를 때리면 안 되는 거야."
공격적인 행동을 줄이려면 밑바닥에 깔려 있는 '화'부터 줄이게 도와줘야 합니다.
화는 공감으로 줄어들어요.
"엄마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은 그런 반응을 화내는 걸로 받아들여. 잘못하면 별것 아닌 걸로 싸우게 된다."
육아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화를 덜 내고, 육아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록 화가 많고 짜증이 많게 돼요. 아이를 키우면서 자주 화가 나고 욱한다면, 아이를 잡을 것이 아니라 나의 육아 방식에 이상이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해요.
4. 공공장소에서 말을 안 들을 때
→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 알려주고, 행동으로 보여 줘요.
그 장소에서 안 되는 행동을 알려 주고, 보면서 배우게 해요.
아이가 지하철 안에서 안 되는 행동을 시작하면, 단호하게 지침을 주고, 아이를 제어할 수 없다면 아이의 손을 잡고 지하철에서 잠깐 내리는 것이 옳고 아이가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박물관은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아요.
이웃집 눈치가 보여도 우리 집은 언제나 일관된 원칙을 적용해야 하며, 공공장소에서 버럭 하는 건 아이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어요.
혼내고 화내고 성질내는 것은 교육이 아니에요.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거나 매를 들 때 아이의 머릿속은 하얗게 되며 엄청난 공포에 질려 버려요.
매번 이렇게 교육받고 큰 아이들은 청소년 시기만 되어도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는 머릿속이 하얗게 돼버려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지게 됩니다.
5. 또박또박 말대답할 때
→ 말은 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기본이에요.
아이가 악을 쓰면서 말대꾸를 해도 끝까지 들어야 해요. 아이가 입을 닫아 버리면 그다음부터는 가르칠 수가 없어요.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 보면 부모가 잘못한 때도 있을 거예요. 그럴 때는 솔직하게 사과해요.
"미안해. 듣고 보니 네가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엄마가 그렇게 말해서 기분 나쁠 수도 있겠다."
"맞아, 엄마도 그러면 안 돼. 엄마도 고칠 거야. 매일매일 노력할 거야. 미안하다. 그런데 너는 엄마보다 더 잘 살았으면 좋겠어. 더 잘됐으면 좋겠어. 나쁜 것은 배우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러면 아이들이 의외로 잘 받아들여요.,
그 감정을 수용해 주어서 정서적 안정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해도 부모가 안정적으로 들어줄 거라는 믿음을 아이가 갖게 해야 해요. 그래야 갈수록 말대꾸가 줄어요.
→일단 다 들어준 후 지침을 주는 것이 맞아요. 그것이 말도 안 되는 경우라면 일일이 설득할 필요는 없으며 성급하게 이해시켜서도 안 돼요.
"나 유치원 가기 싫어. 뽀로로 보고 맛있는 것 먹고 싶어!"
"그래도 유치원은 가야 해. 잘 다녀와, 대신 갔다 오면 재미있게 놀아 주고 맛있는 것 해 놓을 게. 기대해."
아이가 악을 쓰면서 말대꾸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고 자세히 설명해 봤자 아이의 귀에는 들리지 않아요.
평화로울 때는 언제든지 길게 설명해도 좋아요.
→ 누가 봐도 아이가 좀 지나치게 대든다면 부모의 권위를 생각해 봐야 해요. 아이가 부모를 만만하게 보고 있을 수도 있어요.
아이에게 존댓말을 쓰지 않아요. 아이의 밑에서 하인처럼 아이에게 좌지우지되는 부모도 많아요.
아이를 존중하라는 것이지 아이를 떠받을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부모는 아이와의 관계에서 기본적으로 유지해야 할 서열과 위치가 있어요.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학교에서도, 사회에 나가서도 서열이 높은 사람의 지도를 잘 받아들이고, 편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요.
욱이 치미는 상황, 해결책을 찾으라
1. 빨리빨리 안 할 때
아이들은 쾌락 위주예요. 아이들은 지금 무슨 상황이든 "뽀로로"가 재미있으면 그것을 더 보고 싶어 하고, 게임이 재미있으면 게임을 해요. 아이는 몇 시까지 준비하고 나가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다른 사람이 불편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게 아이예요.
→ 아이는 심플하다. 심플하게 대하라.
"그래? 엄마가 골라 놓은 옷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으니까 오늘부터는 전날 골라 놓자. 그런데 오늘은 시간이 없어. 네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알겠는데, 오늘은 안 돼."
부모가 이렇게 말해도 아이는 짜증내고 발버둥 치면서 울 수 있지만, 이때 같이 화를 내면 안 돼요.
아이가 못 받아들여도 옷을 챙겨 아이를 번쩍 안고 나와야 하지만, 협박해서는 안 돼요.
"상황은 알겠어. 네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알아. 하지만 지금은 나가야 하는 시간이야."
숙제하는 시간은 아이가 정해야 해요.
"숙제는 해야 해. 힘들어도 하는 거야. 시간은 네가 정해 보렴."
"조금 일찍 시작해야겠다. 그때는 안 될 것 같아. 자야지."
"오케이. 그럼 30분 안에 끝낼 수 있는 분량인지 봐."
"어? 의외로 많네. 그럼 조금 더 일찍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기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유연성을 설정하는 것은 부모와 함께 배우는 것이고, 기본적인 규칙을 받아들이고, 자기 조절을 해 나가는 것을 배우면서 아이가 성장할 수 있어요.
2. 똑 부러지게 안 할 때
→ 부모인 나의 기준을 점검, 내 기준이 그리 높지 않다면 아이를 점검해요.
어쩌다 또래만큼 못 해내는 것은 괜찮지만 지속적으로 못 한다면 문제가 있는 거예요.
→ 똑 부러지게 못하면 똑 부러지게 방법은 가르쳐 주면 돼요.
3. 훈육에 실패하는 몇 가지 이유
훈육은 부모의 마음이 불편하면 실패해요.
훈육은 화를 내고 강압적이면 실패해요
훈육은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면 실패해요. 훈육은 어른이 주도권과 통제권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훈육은 아이와 힘겨루기를 하면 실패해요.
훈육은 빨리하려는 마음이 들수록 실패해요. 훈육은 일단 시작하면 제대로 배울 때까지 끝까지 가야 해요. 아이를 짓누르지도 말고 화내지도 말고, 한숨을 쉬어서도 안 되며 가만히 기다려야 해요. 아이에게 지금 부모가 너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을 가르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 주려면 오직 그 상황에만 몰두해야 해요.
훈육은 남발하면 실패해요.
쉬고 싶은데 뭘 자꾸 요구할 때
육아는 아이에게 끊임없이 나를 내주어야 가능해요.
의존 욕구가 해결되지 않은 사람은 그것이 어려워요.
1. 사랑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면 아이는 '부모'를 불러 젖혀요.
부모가 내성적이거나 감정 표현을 잘 못하면 그럴 수 있어요. 별 것 아닌 일에 과도하게 흥분하는 엄마도 아이의 만족감은 떨어져요. 불필요하게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거나, 독설을 하거나, 폭언을 하거나, 욕을 할 때 아이는 당연히 만족감이 떨어져요.
2. 자기 확신감이 부족해도 '엄마'부터 찾아요.
자기 수준에서 잘 모르는 일에 대해 부모에게 묻는 것은 정상이고 그런 경우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해요.
스스로 할 만한 나이인데도 시도해 보지도 않고 엄마부터 찾는 아이들은 '자기 확신감'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해요.

세 가지 다짐
첫째, 나는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욱하지 않겠다.
둘째, 아이는 절대로 예쁘게 말을 듣지 않는다.
셋째, 가르친다고 혼내는 것은 가르침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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